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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에게 개방된 목초지나, 여러 미생물에 잠식당한 포도당과 같은 공유자원은 개별 주체가 이기적으로 소비할 경우 금방 고갈되는 고정자원으로 묘사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공유지의 비극’이라 일컫는데, 이는 개인이 공유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협력과 경쟁 중 어떤 방식을 선택하는지에 관한 사회적 딜레마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그러나 최근 Trends in Ecology and Evolution에 게재된 연구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패러다임 딜레마는 실제 현상을 설명하기에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본 연구는 개인이 주변 환경을 조정하고 이에 적응하는 방식에 따라 실제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딜레마의 복잡성을 설명한다. 프랑스 University of Montpelier의 진화생물학자 Michael Hochberg교수는 “그 동안 인간과 미생물 및 이들 간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활용된 이론들은 때때로 단순화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Hochberg교수 및 공동연구팀은 2016~17년간 Santa Fe Institute에서 사회적 딜레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연구팀의 미생물학자인 Sylvie Estrela박사는 “본 연구의 시사점은 생물학에서 단순화 모델이 미생물 간 상호작용의 주요특성을 파악하는데 실패하여 부정확한 예측을 유도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제 세계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딜레마의 복잡성을 설명하기 위해, 고정 자원을 둘러싼 개인간의 협동과 경쟁에 대한 기존의 단순화모델을 뛰어넘는 새로운 분류체계를 구축했다. 예를 들어 박테리아의 경우, 연구팀은 이들의 주요 행태를 주변 환경과의 협동 또는 경쟁으로 분류하였는데, 각각 영양분 강화(협동), 해독(협동), 자원소모(경쟁), 독성 오염(경쟁)으로 구분했다. 박테리아는 지속적으로 축적될 경우, 주변 박테리아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유해한 노폐물을 종종 배설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배설물은 다른 박테리아 종의 영양분이 되는 경우가 있다. 즉, 동일한 분자가 배설물 또는 영양분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기 때문에 한가지 행태가 협동이자 경쟁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Hochberg 교수는 “사회적 행동은 두 개인 또는 두 미생물 간 상호작용에만 의존하기보다 상호작용을 둘러싼 환경으로부터도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환경의 역동성을 고려하여 고전적인 사회적 딜레마에는 없는 두 가지 복잡성 층위를 밝혀냈다. 첫 번째 층위는 공간에 관한 복잡성이다. 고전 이론이 ‘주어진 공간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상호작용’이라는 전제를 채택한 것에 반해, 새로운 이론은 박테리아가 적대적인 환경에서 호의적인 환경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인다. 이 이론에 따르면, 오염된 환경에 둘러싸인 박테리아는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자신을 둘러싼 환경 요소를 바꿀 수 있다. 이러한 환경적 역동성은 이동(migration) 진화에 관한 중요한 결과를 도출해낸다. Estrela 박사는 “환경 요소를 지나치게 추상화 할 경우, 두 유기체가 모두 동일한 사회적 전략을 갖고 있을 것으로 가정된다. 직관적으로, 두 유기체 모두 상호간 유해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서로에게서 멀리 떨어지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각 유기체가 상호작용 및 환경 요소를 고려할 경우, 그들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은 상당히 복잡해지며, 이에 따라 각기 다른 이동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생긴다. 두번째 층위는 시간에 따른 니치 구성(niche construction) 및 진화론적 역학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회적 행동에 관한 생태학적 유산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시스템의 복잡성으로 인해, 이를 예측하기란 불가능하다. 이는 특히 인간 행동과 매우 연관성이 깊은데, 변화에 따른 영향력이 한 개인의 수명주기를 훨씬 뛰어넘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된 실질적인 예로, 기후 변화를 들 수 있다. 연구팀은 사회적 딜레마에 관련된 후속 연구로, 단순화를 지향하는 고전 이론과 복잡성을 추구하는 새로운 이론이 각각 어떤 상황에 적합한지를 밝혀내는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
